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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어머니의 마지막 손길이 닿았던 곳...
글번호: 16
작성자: Administrator ( 레드플러스 / redplus@live.com )
작성일: 2004/09/19 오후 4:21:00 (2004/09/19 오후 4:21:00 수정)
조회수: 3487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오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없어라"


어머니 보고싶습니다.

항상 그 자리에 계실줄 알았던 우리 어머니,

이제는 보이지 않는 그곳에 항상 계시겠죠...

좀더 자주 손잡아 드리지 못하고,

좀더 자주 사랑한다 말씀드리지 못한 맘

아마 평생을 가지고 갈 듯 합니다.

저도 어른이 되어가는걸까요?

아직은 아닐 줄 알았는데...


어머니 좋아하시는 노래 테잎을 사드렸더니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그 모습이 아직도 선합니다.

그 다음주에는 좀더 좋은 선물을 해드리겠다고

다짐을 했건만...

그게 어머니를 향한 저의 마지막 선물일줄은...


다시 찾은 시골집 앞에는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심어놓은 콩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막내아들과 막내며느리가 콩을 좋아한다하시면서

더운 여름 담장앞에 땀 흘리며 심으셨을 모습이

떠오릅니다. 언제나 웃으시는 모습만이 남아있는데

이제는 그 모습을 뵐 수가 없습니다.

한참이 지나서 이제는 울지 않으리라 결심했지만,

아직도 눈물이 앞을가리네요...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평생 고생만 하셨던 우리 어머니.

막내아들 장가까지 보내놓고 한참 재미 좋을 시기인데,

어찌 하늘에서 그렇게 일찍 부르셨는지...


학교 다닐적, 군대 제대 후, 사회 나와서, 결혼 하고 나서,

항상 집에 오면 "어머니 저 왔습니다." 이 한마디

꼭 하곤 하였는데, 이제는 그 자리에 계시던 어머니가 없습니다.


어머니의 마지막 음성이 들리는 비디오 파일을 몇시간씩 들으며

어머니가 제게 무엇인가 묻는 순간에 대답을 하면서

펑펑 울었습니다.

그게 실제로 그에 대한 대답을 하는거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

그나마 어머니 얼굴 잊지 않게 사진과 비디오가 있어서 다행입니다.


오늘도 어머니가 없지만 우리가족이 다 모였습니다.

손자와 손녀들은 여전히 잘 뛰어 놉니다.

49제 때에는 조카들이 할머니가 돌아가셨으니

마음속으로 뵈어야한다는 말을하더군요.

그 말이 맞나봅니다.


설날과 추석에는 항상 우리 가족만의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는데

이제는 어머니를 향한 제사와 기도의 시간을 가져야하나 봅니다.

언젠가는 닥칠일이지만 저에게는 너무 빨리오지 않았나합니다.

사람의 명이라는게 붙잡고 싶어서 그럴 수도 없는거라지만,

사랑하는 우리 어머니... 좀더 효도해드리고 싶었는데...

그것이 마냥 아쉽습니다.


아버지를 홀로이 남겨두시고 떠나셨기에 그 부담은 저희 자식들의

몫이겠지요. 저희보다도 더 오래 같이 계셨던 아버지이기에

어머니를 보낸 마음이 더욱 아프셨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어머니에게 못다한 효도 아버지에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희도 이제는 힘을 내렵니다.

때로는 많이 힘들고 보고싶고 생각이 나겠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날을 생각하며,

그날까지 어머니가 남겨주신 삶의 방식으로 저도 살아가겠습니다.

그 어디계시든 다시 뵙는 그날까지

만수무강하시기를 빌어드립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막내아들. 박용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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